2022-02-08
- me
- 2022년 2월 8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3일
이번 여행의 목적은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한 UNESCO의 산사들과
최근 UNESCO 유산으로 등록된 광주의 '무등산'을 방문하는것이었어.

원래 계획은 9시 30분전에 떠날 예정이었는데,
나의 자그마한 몇가지 일들을 처리하느라
10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서게 되었어.
오랜만에 나서는 여행길이라 소여도, 나도 맘이 벅차더라.
나이가 많이 든 코코에게는 한국에서의 첫번째로 긴 외출이 될것 같아,
걱정과 염려가 많이 되었지만, 조심히 심려를 기울여 살펴볼 생각이야.
한국에서의 편한 체류를 위해 거소증을 신청할까 말까를 계속 망설이다,
신청 과정에 필요한 미국에서의 범죄기록을 발부받는데 필요한 지문을 찍으러
인천중부경찰서에 들렸어.
이번 여행은, 돌아올 날짜를 정하지 않고 나서기에
일단 지문을 받아놓고, 여행길에 아무곳에서 발송하기로 맘을 먹었어.

화요일이라, 교통이 덜 막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다소 늦은 시간에 서울을 벗어나게 되었는데,
우리 생각이 적중하였어.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가 시원스럽게 느껴졌고,
오랜만에 나선 외출, 바깥 경치가 우리를 감동하게 만들었어.
항상 그렇듯, 우리는 여행 첫날 첫끼는 휴게소에서 즐기곤 해.
이번에는 홍천 양양방향의 휴게소에 들리게 되었어.
마침 그곳에서는 저렴한 주유가 가능하였고,
약간의 높은 고도에서 느껴질, 그곳의 맑은 공기를 기대하며 내렸지.
코코를 걷게 하느라, 휴게소 왼쪽, 뒷쪽에 배치된 작은 공원을 거니는데,
밑으로 내려보이는 홍천의 경치가 매우 여유롭고 아름다워 보이네.
역시, 여행길에 나서길 잘했다 생각하며
앞으로 펼쳐질 여행에 잔뜻 기대와 욕심을 부려보기로 했어.

막국수를 찾았은데, 없네. 할수없이 라면으로 대신했지.
맛있는 저녁특식를 기대하며 너무 과식하지 않기 위해
특별한게 첨부되어 있지 않은 그냥 단지 순라면만 먹었어.
집에서도 먹지 않는 라면이었지만,
여행길에 먹는 라면은 이렇게 맛있을수가 없어.
이렇게 맛있는 라면을 먹을 때면,
여지없이 t가 생각나. 그 아이가 있으면 정말 무진장 좋아했을텐데...
산사 탐방이 애당초의 여행목적이었는데,
주문진을 첫번째 목적지로 정한 이유는 오로지 홍게 때문이야.
얼마전에 TV에서 보았던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주문진 항의 홍게는 매우 먹음직스러워, 그 비주얼을 꼭 우리 입에 담아야 했거든 :)
주문진 항을 향해 내려가는 길에 몇군데 경치가 좋은 곳에 멈추었어.
자주 오는 동해안이지만, 이 곳의 바다경치는 언제나 여전히 우리를 흥분시키네.
주문진 해변

BTS Bus Stop
소돌해변 & 아들바위공원


주문진 어민수산시장 & 대게하우스
다행히 우린 저녁 식사시간에 잘 맞추어서
주문진항 근처에 있는
'주문진 어민 수산시장'에 도착하였어.
생각보다 시장은 크지 않았고, 홍게만 전문으로
팔고있는 상점들도 많지는 않더라.
소여가 항상 그러하듯이, 시장을 한바퀴 모두 쭉~ 돌고나서,
구입할곳을 정하였어.
소여는 상품이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한곳,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선택하곤 해.
보통들 무게로 판매하는데,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홍게들을 섞어서 2만, 5만, 8만
그리고10만원에 팔고 있었어.
아마도, 작은 홍게들도 같이 팔아 없애야해서일거야.

크기가 크고 단단한, 그리고 많은 양이 담겨있는 5만원의 팩을 골랐어.
경쟁자들이 많았기에 빠른 속도의 결정이었지. ㅎ
그런데다 소라도 만원 어치 가득.
소여와 나, 둘이서 해치우긴 매우 많은 양이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온 인내심이 이미 우리의 눈을 어둡게 만들었기 때문에,
logic한 판단을 하기엔 우리의 침구멍이 우리를 그냥 두지 않았어. ㅋ
아직 살아있는 싱싱한 홍게와 소라를 가지고, 홍게집 주인아주머님이 소개해주신,
찻길만 건너면 있는 식당, '대게하우스' 로 걸어갔어. 아니, 서둘러 뛰다 시피 했어.
한 상차림에 2만원, 찌어 주는 것 외에, 눈에 띄는 반찬이 없었기에 다소 비싸다면 비싼 편.
하지만, 빨갛게 빛을 내고 있는 홍게에 눈이 팔려,
당시 그 어떤 것도 불만스럽지 않아.
먹다 보니, 정말로 많은 양이었을 알게 되었어.
처음엔 다 먹을수 있으리라 여겨졌는데, 이미 홍게의 맛이 익숙해 질수록
우린 많은 양이 남겨질거라 예상하기 시작했지.

정신없이 게를 뜯느라 주변사항을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을때,
옆 테이블의 한 커플이 우리의 상을 유난히 쳐다보고 있는거야.
식당에서 게를 사 먹으려고 들어왔는데, 가격이 예상치 비싸다 보니,
많은 양의 게들을 테이블 가득 펼쳐놓고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우리를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곧 우리에게, 가격을 묻었어.
식당 주인님께는 미안했지만, 물어보는 질문에 답을 피할수는 없잖아.
그래서, 솔직히 알려주었고, 그 탓에 그 커플들이 식당에서 떠나 버렸어.
시장에서 사와서 먹어야 겠다고...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구. :(
주인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어, 잠시 주인님 눈치를 보게 되더라 :(
하지만 어쩌겠냐~!!! 어쩔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다시 먹는 일에 집중했지 뭐.
1/3 정도 남았다. 소라는 거의 남았고...
아직도 많은 양이 남아 있었어. 게에 대한 식욕도 처음과 같이 않았고.
하지만, 숙소에서 안주 겸 먹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잘 챙겨서 나왔어.
그제서야, 혼자 차에 있을 코코의 안녕을 걱정해보며,
냄새 가득히 안고, 차에 오를 생각을 하니 코코에게 더욱 미안해지기 시작하더라구.

최근에 지인 장례식이 있어, 2~3달 전에 강릉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거든.
그때 머물렀던 숙소와, 같은 빌딩에 있는
다른 Airbnb 숙소에서 차오른 배를 뉘었어.
가격도 저렴하고, 나름 바다 view도 보여서 만족스러웠어.
어두운 밤하늘이었지만, 빛에 비친 바다색깔이 너무 맑고 이뻐.
이런 멋진 광경을 너도 같이 보았으면 좋으련만.
남은 게와 소라가 아까워, 좀 더 배에 채워보고,
무거워진 내 몸을, 준비해 온 술로 살짝 데우며,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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